본문 : 열왕기상 2:5-6
5 더욱이 너는 스루야의 아들 요압이 나에게 한 것, 곧 그가 이스라엘 군대의 두 사령관인, 넬의 아들 아브넬과 예델의 아들 아마사에게 한 일을 알고 있을 것이다. 요압이 그들을 살해함으로써, 평화로운 때에 전쟁을 할 때나 흘릴 피를 흘려서, 내 허리띠와 신에 전쟁의 피를 묻히고 말았다.
6 그러므로 너는 지혜롭게 행동을 하여, 그가 백발이 성성하게 살다가 평안히 스올에 내려가도록 내버려 두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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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상 2장 1-10절은 다윗왕이 자신의 뒤를 이어 왕이 되는 솔로몬에게 유언으로 남긴 말입니다. 어제 나눈 1-4절의 유언은 하나님에 대해 행해야 할 일, 즉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하는 삶, 주님이 지시하는 길로만 가라는 유언이었고 본문 5-10절은 다윗과 함께 했던 사람들에 대해 행하라고 지시한 유언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오늘 본문 5-6절을 보면 다윗이 솔로몬에게 “너는 요압이 한 일을 알고 있으니 지혜롭게 행동해서 그가 그렇게 평안하게 죽도록 내버려두지 말고 반드시 죽여라” 라고 합니다. 믿음의 사람이라는 다윗이 복수에 대한 유언을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요압이 누구입니까? 요압은 다윗이 이스라엘의 왕이 되는데 가장 큰 공을 1등 공신입니다. 더욱이 요압은 다윗의 누나의 아들인 조카였습니다. 그리고 다윗이 왕이 되기 전 사울 왕에게 쫓겨 다닐 때부터 다윗을 도왔고 특별히 다윗 왕의 군사를 총 지휘하는 장군으로 수많은 승리와 업적을 세운 사람이었습니다. 또한 다윗 왕이 우리아의 아내를 범하고 이를 감추려고 우리아를 전쟁에 내 보내 죽게 하라는 그릇된 명령까지 맹종했던 신하였습니다. 다윗 왕의 아들 암논이 압살롬의 누이 다말을 범함으로 암논을 죽이고 도망하여 숨어 지낼 때 암살롬과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사면을 나서서 힘썼고 다윗 왕이 말년에 하나님이 원하지 않으시는 인구조사를 하려고 할 때 그 일을 막으려고 했던 충신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런 요압을 다윗 왕은 유언으로 솔로몬에게 반드시 제거하라고 했을까요? 그 이유를 5절에 말하는 것입니다. “더욱이 너는 스루야의 아들 요압이 나에게 한 것, 곧 그가 이스라엘 군대의 두 사령관인, 넬의 아들 아브넬과 예델의 아들 아마사에게 한 일을 알고 있을 것이다. 요압이 그들을 살해함으로써, 평화로운 때에 전쟁을 할 때나 흘릴 피를 흘려서, 내 허리띠와 신에 전쟁의 피를 묻히고 말았다”
아브넬은 사울 왕의 장수였습니다. 다윗과의 전쟁 가운데 아브넬은 전쟁에 패하여 도망하는 자신을 집요하게 쫓아오는 요압의 동생이었던 아사헬에게 돌아가라고 권면했지만 그 말을 듣지 않고 계속해서 달려들어 어쩔 수 없이 죽이게 됩니다. 그 내용이 사무엘하 2장에 나옵니다. 사울 왕이 전사하자 사울왕의 아들 이스보셋이 왕이 됩니다. 하지만 아브넬은 이스보셋의 국운이 다윗에게 기울어진 것을 보고 다윗 왕을 찾아와 평화적으로 정권을 넘겨줄 의향을 전하고 다윗 왕이 그를 받아 줍니다. 하지만 아브넬에게 동생에 대한 원한을 품고 있던 요압이 그를 살해합니다. 전쟁이 아닌 평화적으로 정권을 이양 받을 기회를 놓친 것입니다.
그 때 다윗이 아브넬을 죽인 요압을 책망하거나 책임을 물을 만한 힘이 없었습니다. 아직 다윗은 12 지파 중에 단 하나, 유다지파의 왕일뿐이고 여전히 이스보셋과 끊임없이 전쟁해야 할 상황이기에 군대를 이끌고 있는 요압을 어찌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사무엘하 3:39절을 보면 “내가 기름 부음을 받은 왕이 되었으나 오늘 약하여서 스루야의 아들인 요압과 그의 형제들을 제어하기가 너무 어려우니 여호와는 악행한 자에게 그 악한 대로 갚으실지로다”라고 기도만 한 것입니다. 요압이 아브넬을 죽이지 않았다면 평화롭게 이스라엘의 왕위에 오를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요압이 깨뜨려버렸습니다. 그것이 33년 전의 일입니다. 그런데도 다윗은 그 때의 기억을 회상하면서 그 때 자신이 힘이 약해서 벌을 내리지 못한 것에 대해서 아들 솔로몬이 대신 벌을 내려주라고 유언을 한 것입니다.
아마사의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마사는 압살롬이 구테타를 일으킬 때 압살롬의 군대를 이끌던 장군입니다. 다윗은 압살롬과의 전쟁에 나가는 모든 장수들과 군사들에게 아들 압살롬의 목숨만을 살려 두라고 부탁합니다. 하지만 전쟁에 패하여 도망하다 상수리 나무에 머리카락에 걸려 움직이지 못하는 압살롬은 요압은 처참하게 죽였습니다. 압살롬이 죽임을 당하고 압살롬의 반역이 실패로 돌아가자 아마사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다윗에게 투항합니다. 다윗은 그 아마사를 용서하고 받아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 세바의 반역 때에 아마사를 앞장세워 반역을 진압하게 합니다. 다윗은 아마사를 세워줌으로 해서 압살롬을 따르던 사람들까지 포용하여 화평한 나라를 만들고 싶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아마사를 견제하고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하기 위해 요압은 아마사를 죽입니다. 그 두 사건 모두 다윗이 평화를 이룰 수 있는 중요한 시점에 요압으로 인해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다윗이 솔로몬에게 요압을 제거하라는 유언을 한 것은 요압은 자신의 권력과 자신을 위해 사람을 죽이는 것을 서슴치 않는 자, 평화를 깨는 자였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죽고 솔로몬이 왕이 되어도 요압으로 인해 평화로운 나라를 통치하기 어려울 것을 알았던 것입니다. 아도니야를 세워서 반란을 일으키는 일에도 동참된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다윗이 솔로몬에게 요압을 제거하라고 유언한 것은 평화를 깨는 자들에게 대한 하나님의 경고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평화를 깨는 사람에 대해서는 반드시 징벌을 하십니다.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시지만 자신의 뜻과 감정과 이익을 위해 평화를 깨뜨리는 악을 행하는 자를 반드시 멸하십니다. 저와 여러분의 삶 속에 요압의 모습이 없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택하신 것은 화목케 하는 자, 평화의 사람으로 세우시기 위함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하나님의 평화를 누릴 뿐만 아니라 그 평화를 만들어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