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디모데후서 4:9-13
9 그대는 속히 나에게로 오십시오.
10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해서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가고, 그레스게는 갈라디아로 가고, 디도는 달마디아로 가고,
11 누가만 나와 함께 있습니다. 그대가 올 때에, 마가를 데리고 오십시오. 그 사람은 나의 일에 요긴한 사람입니다.
12 나는 두기고를 에베소로 보냈습니다.
13 그대가 올 때에, 내가 드로아에 있는 가보의 집에 두고 온 외투를 가져오고, 또 책들은 특히 양피지에 쓴 것들을 가져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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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9절부터의 말씀은 사도 바울이 영적 아들인 디모데에게 지켜야 하고 붙들어야 할 진리의 말씀과 복음에 대한 권면을 마치고 개인적으로 디모데에게 개인적이고 사적인 부탁을 하는 내용입니다. 디모데에게 보고 싶은 마음에 자신이 있는 곳에 와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리고 올 때에 마가를 데리고 오라고 부탁합니다. 그리고 올 때 외투와 책들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며 브리스가와 아굴라 오네시보로와 여러 성도들에게 안부를 전해 달라는 부탁으로 편지를 맺습니다.
9절부터 마지막절인 22절을 읽으면 담대하고 용감한 영적사도인 바울의 모습 속에 있는 연약하고 인간적인 바울의 모습과 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더 마음에 다가오는 말씀이 됩니다. 오늘 말씀이 연약한 우리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는 말씀이 되기를 원합니다.
9절입니다. “그대는 속히 나에게로 오십시오” 바울은 디모데에게 편지를 받은 후에 자신에게 속히 오라고 말합니다. 13절에 외투를 가지고 오라고 하는 것을 보면 겨울이 오기 전에 빨리 오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디모데에게 편지를 써서 보내는 바울은 지금 로마 감옥에 있고 편지를 받는 디모데는 에베소에 있습니다. 에베소에서 로마까지는 육로로 간다면 2,600km 의 먼 거리입니다.
바울이 그렇게 멀리 있는 디모데에게 왜 속히 오라고 했을까요? 디모데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에베소에서 목회하고 있는 디모데에게 디모데후서 1:8절에 “그대는 우리 주님에 대하여 증언하는 일이나 주님을 위하여 갇힌 몸이 된 나를 부끄러워하지 말고,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복음을 위하여 고난을 함께 겪으십시오” 라고 자신이 로마 감옥에 갇힌 것을 상관하지 말고 복음을 힘써 전하고 가르치는 일에 힘쓰라고 했었습니다. 성도들에게 진리의 말씀을 올바르게 가르쳐 일꾼으로 세우는데 힘쓰라고 했었습니다.
그렇게 자신이 갇힌 것을 상관하지 말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복음을 바르게 전하고 가르치며 복음을 위해 고난도 두려워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던 바울이 편지 마지막에서 디모데에게 빨리 자신이 있는 로마로 오라고 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우리가 정확하게 그 이유를 알지 못하지만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첫째는 편지를 통해서 디모데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적어서 보내고 안부도 묻고 전하지만 직접 만나서 권면하고 말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자신이 언제 처형당할지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누구보다 사랑하는 영적 아들인 디모데를 마지막으로 직접 만나 얼굴을 보면서 나누고 싶고, 다시 한번 복음에 대한 당부를 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조금 더 인간적으로 본다면 바울이 멀리 있는 디모데, 목회를 하느라 바쁘고 힘들 디모데를 자신이 있는 로마까지 오기를 원한다고 한 것은 외로움이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깊고, 어둡고, 추운 로마 감옥에 갇히고 매여서 죽음을 기다리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10절을 보면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해서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가고, 그레스게는 갈라디아로 가고, 디도는 달마디아로 가고, 누가만 나와 함께 있습니다” 라고 말합니다.
자신과 함께 사역했던 사람, 자신 곁에 있어서 힘이 되었던 사람들이 바울 곁에서 떠났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까? 젊었을 때, 내가 잘 나갈 때, 내가 잘 해줄 때 주변에 사람들이 좋다고 모입니다. 연락도 옵니다. 그런데 내가 실패하고, 어렵고, 재기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가난하고 병들면 좋다고 찾아오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떠납니다. 아무도 찾지 않습니다.
바울과 함께 사역했던 많은 동역자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지금 멀리 로마 감옥에 갇혀 있는 상황이었기에 쉽게 찾아가서 볼 수 있거나 함께 있을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바울이 아무리 믿음이 좋고 담대한 사람이었을지라도 인간적인 외로움으로 약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할 때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이 바로 사랑하는 사람,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도 가장 힘들 때 보고 싶고 생각나는 사람이 어머니인 것이 그렇기 때문일 것입니다.
바울에게는 디모데가 사랑하는 사람이었고 디모데가 자신을 가장 따르고 사랑하는 사람이었기에 바울는 누구보다 디모데를 만나보고 싶었을 것입니다. 디모데에게 너는 어서 속히 내게로 오라고 한 사도바울의 간절한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와 여러분이 디모데처럼 바울에게 생각나는 사람이 되기를 원합니다.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힘이 되어 주고, 함께 하나님의 사역에 힘이 되고 동역자가 되는 디모데가 되기를 원합니다.
10-12절에 몇 사람의 이름을 말합니다.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해서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가고, 그레스게는 갈라디아로 가고, 디도는 달마디아로 가고, 누가만 나와 함께 있습니다. 그대가 올 때에, 마가를 데리고 오십시오. 그 사람은 나의 일에 요긴한 사람입니다. 나는 두기고를 에베소로 보냈습니다”
바울은 디모데를 보고 싶다고 속히 오라고 하면서 자신의 주변에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거의 다 떠났음을 말합니다. 맡겨진 사역 때문에 바울 곁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돌아간 사람도 있고, 바울이 사역이 필요한 곳으로 보낸 사람도 있지만 믿음을 버리고 세상으로 떠난 사람도 있다고 알립니다. 그 중에 먼저 데마가 이 세상을 사랑해서 데살로나가로 갔다고 말합니다.
데마는 바울의 신실한 동역자로 복음에 동참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골로새서 4:14절을 보면 “사랑을 받는 의사 누가와 또 데마가 너희에게 문안하느니라.”라고 말하고 빌레몬서 1:24 “또한 나의 동역자 마가, 아리스다고, 데마, 누가가 문안하느니라.”라고 말합니다.
이 말씀들을 보면, 데마는 누가, 마가 등과 함께 바울 곁에서 사역하던 인물로, 바울이 동역자로 인정했던 인물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데마는 세상을 사랑하여 데살로니가로 떠났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지리적 이동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보다 세상의 것을 더 소중히 여기게 되었고, 결국 바울 곁을 떠났다는 뜻입니다.
데마가 바울을 버리고 세상으로 간 이유를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바울과 함께 복음의 사역을 감당하며 많은 고난과 어려움을 당하며 그 속에서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와 손길들도 경험했겠지만 결국 바울의 마지막이 인간적인 눈으로 볼 때는 완전히 실패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로마 감옥에 묶이고 매여서 사형을 기다리는 것을 보고 데마가 실망하며 결국 이게 끝인가 라는 의심을 이기지 못하고 바울을 버리고, 더 나아가 믿음을 버리고 베드로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것을 보고 갈릴리로 돌아가 다시 고기를 잡는 옛 직업으로 돌아간 것처럼 데살로니가로 돌아갔을 것입니다.
또한 데마가 이 세상을 사랑하여 데살로니가로 돌아갔다는 말은 세상일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여 믿음의 좁은 길보다는 편한 길로 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완전히 예수를 믿는 믿음을 버렸다기 보다는 쉽게 말해서 더 이상 복음을 전하며 선교의 일은 내려 놓고 좋은 말로 한다면 조용하게, 편하게, 드러내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떠났다고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복음을 지키고, 전하고, 드러냄으로 그 당시 받는 박해와 핍박을 받지 않겠다고 더 이상 바울과 함께 하지 않겠다고 바울을 떠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어제 함께 나누었던 “선한 싸움, 달려갈 길, 믿음을 지키는 일” 그리고 “주님이 나타나시기를 사모하며 사는 삶”을 타협한 것입니다.
이 시대에도 신앙의 길을 함께 걷다가 하나님을 버리고, 믿음을 버리고, 교회를 버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봅니다. 왜냐하면 진정 선한 싸움, 달려갈 길, 믿음을 지키는 일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내 자존심 내려놓고, 용서와 용납, 싫은 사람까지 사랑하며 한 마음을 같기 위해 애쓰고, 도와주고, 말씀대로 살아가기 위해서 내 편함을 버리고 손해 보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떠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디모데는 그러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바울은 디모데를 보고 싶은 것입니다. 같은 신앙, 같은 선한 싸움, 같은 길, 같은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힘을 얻기 때문입니다. 기쁨을 얻기 때문입니다. 흔들리는 내 믿음이 든든히 서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와 여러분은 바울과 디모데와 같은 신앙, 같은 선한 싸움, 같은 길, 같은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되기를 원합니다. 보고 싶고 만나고, 옆에 있으면 믿음의 힘을 주는 그러한 보고 싶은 사람이 되기를 힘쓰고 기도하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