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종종“옛날이 좋았다”라는 말을 합니다. 그것은 살아가면서 처음에 좋았을 때를 마음에 담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배우자에 대해서도 “전에는 이 사람이 이러지 않았는데” 라고 말합니다. 이 말 속에는 처음에 좋았을 때를 기억하고 있고 그것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기대나 생각과 맞지 않거나 그 사람이 가진 약점과 부족함을 보고 실망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 사람이 변한 것이 아니라 나의 감정이 변한 것일 때가 많습니다. 처음에도 그 사람은 약점과 부족이 있었지만 그때는 좋은 감정이 있어서 그러한 약점이나 부족이 보이지 않았고 또 보였어도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내 마음에 사랑의 감정이 있을 때는 서로 다른 것이나 약점들이 도리어 좋아 보이고 문제가 안되지만 사랑의 감정이 식으면 서로의 다른 것이 다툼의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좋다, 안 좋다’할 때의 기준도 많은 경우에 어떤 사실보다는 나의 사랑의 감정에 의해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감정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는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해도 예뻐보입니다. 이해하고 받아 들입니다. 반면에 내가 미워하는 감정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는 그 사람이 어떠한 좋은 일을 하고, 말을 하고, 행동을 해도 삐뚤어지게 받아 들입니다. 눈에 가시처럼 불편하게 보입니다.
그렇기에 그 사람에 대해 “이래야 된다 저래야 된다” 라는 나의 기준이나 생각을 가지고 그 사람이 변하기를 기다린다면 내 삶에 감사와 기쁨, 행복을 누리기가 어렵습니다. 그 사람의 외적인 요소에 따라 내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감정이 상하지 않기 위해서는 결국 내 마음에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부어 주시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에 대해 처음에 좋았던 모습을 마음에 두려고 힘써야 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누군가 내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과 행동을 할 때 과거에 나를 웃게 하고, 기쁨을 주고, 도움을 주었던 감사하고 고마워하게 했던 과거의 좋았던 일들을 의지적으로 끄집어 냅니다. 그분에 대해 처음에 좋았던 모습, 처음에 잘했던 모습을 마음에 담아두고 그것이 생각할 때 사랑할 수 있고, 축복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것 같습니다. 그러할 때 상대방에 대한 실망감이나 미워하는 감정이 아닌 변함없이 사랑하고, 고마워하고, 감사함으로 대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